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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말이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말은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과 가까운 동물이라 하면 대부분 개나 고양이를 떠올리지만, 말 역시 인간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가진 동물 중 하나로 점점 주목받고 있다. 최근의 동물행동학 연구들은 말이 단순한 명령 수행 동물이 아니라, 사람의 표정, 목소리, 몸짓을 통해 감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한 실험에서는 말을 상대로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여준 결과, 말은 화난 얼굴보다 웃고 있는 얼굴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말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조건반사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감정 상태에 따라 반응을 조절하는 고등한 사회적 인지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능력은 수천 년간 인간과 함께 살아오며 축적된 상호작용의 결과로, 말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사회적 존재임을 입증한다.

 

말이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말은 표정과 목소리에서 감정을 해석한다

말이 사람의 감정을 읽는 구체적인 방법은 표정과 목소리의 뉘앙스에서 시작된다. 인간이 웃거나 찡그릴 때 얼굴 근육이 움직이는 미세한 변화를 말은 민감하게 인식한다. 특히 사람의 눈썹 움직임, 입꼬리의 방향, 심지어는 눈동자의 초점까지도 말은 주의 깊게 본다. 여기에 더해 말은 사람의 목소리 높낮이, 억양, 말하는 속도를 통해 감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부드럽고 안정된 톤으로 말을 건네면 말은 신뢰를 보이며 가까이 다가오지만, 긴장되고 날카로운 목소리에는 경계하거나 물러나는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능력은 말이 감정을 ‘공감’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상황 판단과 감정 구분이 가능한 인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표정과 목소리를 통한 감정 인지는 단순한 훈련으로 습득된 것이 아니라 말이 태어날 때부터 가진 생물학적 능력에 가깝다.

 

말은 감정 상태에 따라 사람에게 다르게 반응한다

흥미로운 점은 말이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말은 사람의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적극적으로 다가가거나 편안한 자세를 취하며, 부정적인 감정에는 신체를 경직시키거나 거리 유지를 선택한다. 특히 말은 공포, 불안,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는 말이 초식 동물로서 생존을 위해 주변 분위기에 빠르게 반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 실험에서는 사람이 불안한 감정을 품고 말을 바라볼 때, 말은 더 자주 눈을 깜빡이며 주변을 경계하는 행동을 보였고, 머리를 뒤로 젖히는 빈도도 높았다. 반면, 사람이 편안하고 친근한 감정 상태를 유지할 경우 말은 머리를 낮추고 눈을 반쯤 감은 채 조용히 머물렀다. 이는 말이 사람의 감정을 읽고 그에 맞춰 반응을 조절하는 사회적 행동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며, 사람과 말의 상호작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말과 감정 교감은 치료와 훈련에도 활용된다

말과의 감정 교감 능력은 단순한 동물 관찰의 차원을 넘어, 실제로 치료와 교육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승마 치료(Equine Therapy)**이다. 이 치료법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안 장애 등을 겪는 사람들에게 감정 안정과 정서적 회복을 돕기 위해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말은 단순한 탈것이 아니라, 감정의 거울 같은 존재로 작용한다. 치료를 받는 사람이 긴장하거나 불안해하면 말은 반응을 통해 이를 즉시 ‘피드백’하며, 치료사는 이를 감정 조절 훈련의 실시간 신호로 활용한다. 또한 말은 감정에 민감하기 때문에 거짓 감정 표현에 속지 않고 진짜 감정에만 반응한다는 특성을 가진다. 이로 인해 말과의 교감을 통해 자기 감정의 인식과 표현 능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훈련 측면에서도 감정 기반 상호작용을 활용하면, 말과 사람 사이의 신뢰 형성과 협동 행동이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진다.